경남영상자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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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4-12-09

Q. 경남영상자료관 경남영화이야기 독자분들께 감독님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장편 뮤지컬 영화 <경성유랑극단>을 연출한 박진용이라고 합니다.
Q. 감독님께서는 지역에서 예술감독으로, 뮤지컬 연출 및 작가로서 활동하고 계시기도 하죠. 어떻게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하셨던 건지 궁금해요.
사실 뮤지컬 연출 이전에는 뮤지션이었어요. 드러머로 활동을 했었는데, 드럼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다는 생각에 뮤지컬 연출을 그때부터 시작했어요. 창작 뮤지컬을 만들어 지역에서 활동하다 보니 지역 뮤지컬 공연의 한계를 많이 느끼게 돼요. 공연예술을 쉽게 즐길 수 있는 분들은 대부분 수도권에서 즐겨보다 보니 ‘지역 공연’이라는 인식으로 관객분들이 저희 공연을 바라보게 되는 경우가 있죠. 그래서 뮤지컬 작품으로서 제 시나리오를 끌고 나갈 수 있을까라는 고민과 함께 이 작품들을 보여줄 방법을 확장해서 고민하게 됐죠. 그래서 나온 해답이 뮤지컬 영화였어요. 대중들이 접근하기 쉬운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서 작품을 보는 관객층을 더 넓히면서 많은 분에게 작품을 알릴 방법이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었죠.

Q. 감독님의 첫 연출작 <손님>은 뮤지컬영화가 아닌 극영화였죠?
그렇죠. 제가 2017년도에 영화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경남문화예술진흥원에서 진행하는 영화 제작 교육을 기초부터 심화까지 이수했어요. 그때 만든 작품이 <손님>인데, 빈집 털이를 하는 도둑이 혼자 사는 한 여자의 집을 털게 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뤘죠.
<손님>은 사실 제가 처음 만든 뮤지컬 작품의 발단을 조금 더 확장해 만든 이야기에요. 처음 만든 작품이라 제게 의미가 있기도 하고, 특히나 제 작품 중에 <손님>이 시작되는 이야기를 좋아하거든요.
처음부터 뮤지컬을 시도하는 건 어렵다고 생각했어요. 실제 영화 시나리오를 써서 극영화 연출을 먼저 시작해 보고, 뮤지컬 영화를 만들 수 있는 발판을 다져야겠다고 생각했죠.
Q. 직접 연출을 하기도 했지만 경남청년문화창업협동조합 이름으로 배기성 감독의 단편 <균열>의 제작에 참여하기도 하셨죠. 연출뿐만 아니라 영화 제작에도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단편영화 제작에 참여하기 이전에 최정민 감독님의 <앵커> 제작부장 일을 먼저 시작하면서 제작 일도 조금씩 하기 시작했죠. 최정민 감독님은 이전에 말씀드렸던 영화 교육에서 처음 알게 됐는데요. 교육 과정을 끝내고, 감독님께서 <앵커>라는 작품의 제작부장을 구하고 있다고 하셨죠. 그때도 사실 제작보단 연출을 더 하고 싶었지만, 영화를 직접 만들기 위해서는 제작부의 역할을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결국 영화는 돈이 직결되는 산업이기 때문에 아무리 시나리오가 만들어졌다 해도 제작부가 없으면 안 되는 구조잖아요. 또 지역에서는 영화 제작사가 다 갖춰져 있는 구조가 아니다 보니 직접 해야 경우가 많으니까요.
Q. 감독님의 첫 장편 연출작 <경성유랑극단>은 영화로 만들어 지기 이전에 뮤지컬로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기도 하죠. 처음 <경성유랑극단> 시나리오를 떠올렸을 때가 궁금합니다.
<경성유랑극단>은 예전에 제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뮤지컬 교육을 진행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학생들과 아이디어를 던지면서 시나리오 소재를 찾았는데, <경성유랑극단>은 그때 나온 소재 중 하나예요. 그렇게 처음 만들어졌고, 교육 결과물로서 한 번 공연하고 묻혀있던 작품이었어요. 처음 이야기는 학생들이 주인공이었고, 학생들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작품이죠. 그 작품의 소재만 가져와서 극단을 주인공으로 다시 한번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시나리오를 완전히 갈아엎어서 우리 뮤지컬로 재창작해서 만든 작품이에요.

Q. <경성유랑극단> 외에도 <레이니 맨>, <창작 뮤지컬 의기>, <소나기> 등 감독님께서 집필한 여러 작품 중 <경성유랑극단>을 영화화하기로 결심한 이유가 궁금해요.
사실 <의기>도 한 2년 전에 영화로 만들려고 시도했던 작품이에요. 지원사업 최종 심사까지 갔을 때 심사위원들께서 하신 말씀이 소재는 정말 좋은데 지원사업 예산으로 만들기 어려운 작품이라고 하셨죠. 아무래도 시대극이다 보니 조금 더 예산이 많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죠. 그래서 <경성유랑극단>을 택했어요. 시대극임에도 한번 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많은 분이 공감할 수 있을 만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경성유랑극단> 속 인물들 모두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있어요. 일제강점기라는 이 시대를 내가 살았으면 어땠을까라는 고민을 했어요. ‘나는 친일파가 됐을까’ 아니면 ‘독립투사가 됐을까’ 아니면 ‘정말 평범하게 쥐도 새도 모르게 살다가 죽어가는 평범한 사람’이었을까 하고 고민했었어요. 그러면서 일제강점기라는 시대를 살아가면서 각자의 사연에 기대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조금 더 담아내고 싶었죠.
극중 모든 곡을 저희가 직접 작업했어요. 반은 제가 작곡을 했고 절반은 제 제자가 작곡했죠. 많은 분이 즐겨주셨으면 좋겠네요(웃음).
Q. 지역에서 장편 뮤지컬 영화를 제작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아요. 제작 과정에서 힘들었던 순간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사실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게 가장 힘든 부분이죠. 그러다 보니 금전적인 문제가 걸리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흔들리는 상황이 여럿 생기고요. 돈이 없으니까 사람을 쓰는 것도 힘들고 이러한 문제점을 계속해서 풀어가야 하는 게 지치기도 하죠. 제가 감독이자 제작사이기도 하니까 PD 역할도 함께 해야 하다 보니 연출에 몰방할 수 없는 상황도 풀어나가고 싶은 숙제 중 하나죠.
지역에서 영화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요. 우리 팀은 단편부터 차근차근 경험을 쌓아와서 장편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모든 게 다 처음이었어요.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죠.
제가 지역에 극단을 만들어 활동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인력 양성 발굴이에요. 극단이라는 환경이 지역에서 보기 드물기도 하고, 뮤지컬 배우를 찾는 게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한 분 한 분 지역에서 함께 활동하면서 작품을 만들어 가고 깊은 마음이 크죠. <경성유랑극단>도 촬영팀과 주연배우 3분 외에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배우분들과 스태프들로 함께 협업한 작품이에요.
Q. 그렇다면 경남에서 영화를 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요?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 팀도 어떻게 보면 배우들이 스태프 일을 함께하면서 연기 활동을 하고 있거든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활동하기 정말 힘들어요. 한 명의 예술인이 한 가지 활동만 할 수 없는 환경인 거죠. 한 가지 활동이라도 제대로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만 해요.
Q. 지금 한창 <경성유랑극단> 배급 준비로 바쁘시다고 들었습니다. 내년 개봉을 앞두고 있을 텐데, 혹시 준비하고 계신 작품이 또 있을까요?
사실 마음 같아선 내년 개봉을 준비하면서 새로운 작품을 같이 바로 준비하면 어떨까 해요. 어떤 작품으로 써볼까 고민들은 하고 있죠. 근데 이제 다들 뜯어말리더라고요(웃음).
-그럼, 이전에 써왔던 작품을 제작할 건가요? 아니면 새롭게 쓰실 예정일까요?
제가 예전에 영화를 처음 하려고 했을 때 하려고 했었던 음악 영화 소재가 있어요. 가제는 <불에 탄 사나이>라는 작품인데요.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작품이죠. 블루스 음악과 한국인의 한이라는 정서가 잘 어우러지기 때문에 이 소재로 한번 작업해 볼지 생각 중입니다. 아직 결정된 건 없고 올해 급한 일들 끝내고 차근차근 고민해 보지 않을까 싶어요.

Q. 마지막으로 경남에서 영화를 준비하고 있는 또 하고 싶은 분들에게 선배 영화인으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절대 하지 마라(웃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겠다면 불모지에서 영화를 하겠다는 각오를 하고 버티라고 말하고 싶어요. 당장의 성과를 바라고 하면 안 될 것 같아요.
차근차근 장기적으로 하고 계획을 세우면서 준비를 해 가는 게 맞지 않을까 싶어요. 저도 사실 장기적으로 보고 준비를 했었어요. 10년을 계획했었어요. 10년 뒤에는 뮤지컬 영화를 찍을 수 있게끔 준비해야 하겠다고 계획했고, 준비하다 보니까 조금 생각보다 빨리 당겨진 것 같아요.
그래서 제 결론은 영화를 이제 시작하는 분들에게 영화를 하겠다고 한다면 일단 첫째는 하지 말라는 것이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겠다면 장기적으로 고민을 하면서 뛰어들라고 말해주고 싶어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