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영상자료관
리플렛

경남영화이야기

[시네피플] 지역 시네필 옥지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중심 매개가 저한테는 영화같아요.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3-11-02



Q. 안녕하세요 지민 님, 경남영상자료관을 찾아와 주신 분들께 지민 님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영화 곁에서 다양한 활동하고 있는 옥지민이라고 합니다.


Q. 반갑습니다. 지민 님 관련해 자료를 찾아보다 발견한 경남영상자료관 내 바이오그래피가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스크인 밖의 활동에 관심이 많다. 가늘고 긴 영화의 주변인을 지향한다.’ 어떤 의미인 지 알 수 있을까요?


영화를 만드는 것 자체가 너무 어렵잖아요.(웃음) 만드는 것보다는 영화의 주변에서 일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보통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들 말하지만, 그것보단 영화의 주변인으로 남고 싶더라고요. 영화는 하나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는데,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따로 있지는 않거든요. 그 과정이 힘들기도 하고요. 많은 영화들이 사실 그렇잖아요. 나도 쓸 수 있을 법한 이야기라고. 그렇지만 그 이야기를 하고 싶냐 물으면 그건 아니란 말이죠. 저는 아직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뭔 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스크린 밖의 활동에 더 관심이 생겼던 것 같아요. 길게 가늘게 영화의 주변인으로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더 커요 아직은.


Q. 그렇다면 왜 영화의 주변에 머무르고 싶은 건가요? 음악, 책 다양한 범위가 있을 텐데 그중에서도 왜 영화인지 궁금해요.


영화라는 분야가 제게는 익숙해요. 주변에 영화가 많이 없는 환경도 아니었고 익숙해서 그런 것 같아요. 영화는 저한테 세계를 만나는 하나의 창구 같아요.
사람 만나는 걸 즐기진 않지만,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쉽게 볼 수 있는 방법이 영화라고 생각해요.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부터 음악이나 책으로도 만날 수 있긴 하지만 저한테는 조금 더 영화가 대중적이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또 극장만이 가지고 있는 감성이 좋아요. 그래서 계속 찾아간 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2시간 이상의 시간을 앉아있어야 하는데, 그때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있거든요.



Q. 영화 관객이 아닌 영화 곁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언제부터 영화와 관련된 활동을 시작했나요?


이런저런 영화를 보다가 모퉁이극장에서 2019년도에 관객 문화 교실 수업을 들었어요. 사실 관객이라는 일상은 일방적이잖아요. 영화를 만들어볼 수도 있긴 하지만, 그런 마음보다는 영화를 매개로 사람들과 다양한 활동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 활동을 통해서 영화제도 가보고 사람도 만났던 게 저에게 큰 재미로 다가왔어요. 그때부터 계속해서 영화제를 돌아다니고, 관객심사단으로 참여하기도 하면서 활동했던 것 같아요.


Q. 지역에서 영화주변인으로 살아가는 건 어떤가요?


어딜 가든 항상 ‘지역 사람’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되는 것 같아요. 지역에 산다는 제약, 한계를 안고 살면서도 지역색이라는 색색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서 좋아요.
이번에 DMZ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여러 지역의 영화 활동가 분들을 만났어요. 통영에서 영화를 공부하고 있는 영화과 학생이라던가, 다른 지방에서 영화와 관련된 무엇을 하는 분들을 만나면 나도 이 사람들처럼 뭘 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할 수 없는 생각들, 그런 활동들을 가능하게 하는 건 역시 지역이라고 생각해요.


Q. 경남에서 진행하는 영화교육도 꾸준히 참여하고 계시기도 하죠. 작년에는 동시녹음 전공과정을, 올해는 제작전공 수강생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어떤 계기로 참여했나요?


영화를 더 알아가보자 라는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영화제작 보다는 영화의 부분적인 요소들을 배우고 싶었죠. 그래서 작년에는 동시녹음 전공과정을 이수했고, 올해는 제작 전공을 신청했어요. 서로 너무 다른 분야지만 제작은 감독이 생각했던 걸 실현시켜 주는 사람이라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더라고요. 돈과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면서 판을 만들어주잖아요. 제가 이때까지 했던 활동도 그러한 것 같더라고요. 영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영화제를 진행하기 위해 꼭 필요한 그런 역할이요. 무언가를 만드는 것보다는 그 제작을 지원해 주는 역할이 재미있더라고요.



Q. 지금은 아카데미 수료작 제작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죠?


네, 맞아요. 수료작 제작 준비로 정신이 없네요. 제가 메인 피디인데, 작년과는 달리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아요. 그래도 어떻게든 되어가는 것 같아요. 언제 영화제에서 만난 분이 영화제를 비유해서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큰 공이 여기 있으면 이 공을 탁 누르면 공이 굴러가요. 굴러가긴 하지만, 수많은 지뢰들과 한계들이 앞에 있는 거죠. 그 역경들을 어떻게 잘 쳐내는 가에 관한 문제인 것 같아요. 공은 어떻게든 굴러가요. 영화제 스태프나 영화 제작 스태프나 비슷한 것 같아요. 주어진 기간 내에 그 공을 어떻게 굴려나갈지가 문제인 것 거죠. 쉽진 않지만, 어떻게든 헤쳐나가고 있어요.


Q. 영화 관련 활동을 하면서 기억에 남았던 순간이 있다면요?


누군가와 삶을 공유할 때 인상적인 경험이 많아요. 밥 먹고, 자고 하는 게 삶을 살아내는 기본 요소잖아요. 그런 요소들 속에 영화가 깃들어 올 때가 늘 기억에 남죠. 밥을 먹으면서 영화를 보고, 일상 속에서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그럴 때요. 되게 일상적인데 비일상적인 순간 같아요. 나 혼자 하는 것들을 생판 남과 하게 되는 것들, 다른 누군가와 함께한다는 점에서 비일상적인 경험이었죠.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중심 매개가 저한테는 영화 같아요.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영화를 잘 마무리하고, 경남영화아카데미 수료작 세 편의 피디 역할을 잘 해내는 것이 지금 제일 중요한 계획이죠. 중간중간 영화제도 다니면서 어떻게든 헤쳐나가보려 해요. 사실 인생은 라이브라서 내년엔 제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관객과의 대화 맨 마지막 멘트로 나올 법한 거창한 답변이 나오지 않겠지만, 사람 만나고 이야기하면서 살아갈 것 같아요. 영화가 매개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기왕이면 영화였으면 좋겠어요.

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