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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포커스] 정보경 감독, 영화라는 도구가 주는 힘을 믿어요.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3-06-26


Q. 안녕하세요. 감독님. 경남영상자료관을 찾아주신 분들게 감독님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올해로 14년째 영화와 함께하고 있는 미디어랩 독감경보의 대표이자 감독 정보경입니다.


Q. 독감경보라는 이름은 어떻게 만들어진 건가요? 미디어랩 독감경보 소개도 부탁드려요.


먼저는 독감경보는 제 개인 활동명이었고요. 대학생 때 영화를 마냥 꿈꾸기만 하던 시절 정보경 영화감독, 정보경 감독을 거꾸로 보니까 '독감경보'더라구요. 그게 재미있어서, 활동명으로 독감경보를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미디어랩 독감경보는 2017년에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지원하는 청년창업아카데미 2기를 통해 우연히 만들어졌어요. 제가 될 줄은 정말 몰랐거든요. 그렇게 처음 시작을 하게 되었고, 지금은 크게 미디어와 문화기획 파트로 나눠 일을 진행하고 있어요. 요즘에는 영화제작에 더 주력하고 있고, 회사 창립 전부터 제 개인적으로 출강하던 영화제작 강의가 지금은 미디어랩 독감경보의 일원으로서 문화・예술강의로 영화수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Q. 단골 카페를 기억하기 위해 영화로 만들었다는 첫 연출작 <소금사막 The Beginning>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다가왔어요. 다른 무엇도 아닌 영화로 카페를 기억하고자 했던 이유가 궁금했어요.


<소금사막 The Beginning>은 정말 예정에 없던 영화였어요. 서울에서 영화스태프 일을 하고, 해외로 나가 국제 NGO 활동을 하다가 고향 마산으로 돌아왔을 때였을 거예요. 제가 완전히 영화를 포기한건 아니었지만 지역에서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해 잠시 내려둔 상태였거든요. 소금사막은 제가 해외로 나가기 전부터 자주 가던 여행카페에요. 카페 사장님께서는 여행을 좋아하셔서 무료로 배낭여행 상담도 해주시고, 여행에 관한 조언도 해주시며 마산에서 볼 수 없었던 문화를 만들어내시던 분이셨어요. 운영하신 지 5년 즈음에 카페 건물주로부터 부당하게 건물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거예요.

팬층이 두터웠던 카페여서 그랬는지, 카페의 다양한 단골손님들이 각각 자기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최선을 다해 싸워줬어요. 그중 하나는 저였고요. 저는 영화를 했던 사람이기도 했으니까, 이 이야기를 영상으로 만들어 많은 분들에게 알리려고 했었죠. 어떤 영상을 만들까 고민하다 카페에서 5년간 다녀간 손님들의 기록이 남긴 방명록을 보며 인상적인 사연들이 눈에 보였어요. 그때 이 방명록의 사연을 단편영화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에서 영화가 시작된 거죠.

소금사막은 16분의 짧은 단편영화지만 4가지의 에피소드를 그려낸 옴니버스영화에요. 저 혼자만의 작품이 아닌 한 카페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많은 분들이 스태프와 배우로 참여해 완성된 작품이죠. 저한테는 <소금사막 The Beginning>은 함께 작품을 만들었던 많은 분들의 마음들이 생각나는 그런 따뜻한 영화에요.

Q. 작년부터 단편영화 <계약만료>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계약만료> 촬영 현장(정영삼 촬영감독, 정보경 감독) 


정말 오랜만에 작업했죠. <계약만료>는 2018년부터 취재하며 준비했던 작품이에요. 그 사이 코로나로 인해 제작할 시기를 놓치고, 2022년 경남문화예술 진흥원의 경남청년영화활동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그 제작지원금과 후원으로 지난해 12월 실력 있는 스태프들과 좋은 배우들과 함께 촬영을 마쳤어요.

Q. 영화의 소재가 가정위탁이라고 들었어요.

네. 이번 영화의 소재는 가정위탁이에요. 조금 생소하시죠? 제 지인 중에 가정위탁을 하시던 분이 있어요. 그분이 저한테 책을 한 권 선물하시면서, 감독님이 의미 있는 메시지를 담은 영화를 만들면 좋겠다고 하시면서 언젠가는 가정위탁을 다룬 영화도 만들어달라고 하셨었거든요. 사실 그때는 그렇게까지 관심이 없었어요. 입양은 이전부터 관심이 있었던 주제였지만, 가정위탁은 조금 생소했었죠. 그때 이야기를 듣고 난 뒤부터 점점 제 눈에 가정위탁이라는 주제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2018년에 본격적으로 이 주제로 영화를 만들고자 마음을 먹었죠.

그때부터 경남과 서울에서 가정위탁을 하는 위탁부모님들과 지원 기관을 만나 실제 사례를 조사하고 취재를 시작했어요. 가정위탁을 돕는 전문기관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고, 위탁부모님을 만나서 인터뷰도 진행했어요. 그 자료를 토대로 이번 영화가 만들어진 거죠.

<계약만료>는 위탁엄마, 위탁아동, 친엄마 세 명의 캐릭터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예요. 이 영화를 통해 가정위탁의 필요성과 많은 분들이 위탁부모로 참여해 주셨으면 하는 동기부여를 전하고 싶었고, 오랫동안 위탁부모로 헌신해온 모든 분들께 위로가 되는 영화로 다가왔으면 좋겠어요.



Q. <소금사막: The Beggining>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계약만료>를 작업하셨어요. 6년만에 현장에 다시 가셨을 텐데, 그동안에 영화촬영을 하거나 준비할 때 달라진 점은 없었나요?

현장에서 달라진 점은 딱히 없었어요. 똑같이 현장 스태프나 배우들을 지역에서 찾기 어려워서 다른 지역에서 구하고 그랬죠. 제 촬영 현장에서는 느끼진 못했지만, 경남에서 영화 자체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경남 영화 아카데미나 영화로운 경남생활같이 경남에서 활동하는 영화인들이 계속해서 영화교육을 진행해오고 있잖아요. 제 수업을 들어오는 수강생분들만 봐도 독립영화 자체는 경남에 독립영화 자체는 많이 알려지고 관심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다음 경남 영화계를 이을 사람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거죠.

제가 한국에 돌아왔을 때까지만 해도, 경남 영화하면 최정민, 김재한, 박재현 감독님과 같은 분들밖에 떠오르질 않더라고요. 이제는 <창밖은 겨울>을 찍은 이상진 감독이나, '경남영화아카데미'를 수료한 감독들도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잖아요. 그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저희를 이을 다음 세대들이 경남 영화계에 얼굴을 비추고 있다는 게.

Q. 경남영상자료관에 있는 감독님 소개에 따르면 2009년부터 영화를 시작했다고 나와있더라고요. 어떤 힘으로 감독님이 14년동안 영화를 할 수 있었던 건 지 궁금해요.

영화라는 도구가 주는 힘을 믿어요. 영화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해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곤 하잖아요. 그게 누군가에게는 힘이 되어주기도 하고. 저도 영화와 마찬가지로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거든요. 그래서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는 거죠.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주려면 저 먼저 박차고 나가야 되잖아요(웃음).

사실 영화는 저 혼자 힘으로 만들어 낼 수 없는 거잖아요. 무조건 협업을 해야만 나올 수 있는 건데, 그 가치가 마음에 들어요. 함께 협업을 하면서, 좋은 사람들만 만난 것 같거든요. 그 사람들이 저에게는 힘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계속 제가 영화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Q. 앞으로의 계획이나 방향성이 궁금합니다.
 

<계약만료> 후반작업을 잘 끝내는 게 지금 큰 계획이에요(웃음). 잘 마무리해서 얼른 국내외 영화제에 출품해야죠.

하반기에는 이 영화를 후원해 주신 분들과 제작하신 분들을 대상으로 시사회를 할 예정이에요. 시사회는 후원해 주신 분들을 중심으로 창원과 서울 두 지역에서 진행하게 될 것 같아요. 서울에서는 조금 작게 시사회를 진행해도, 창원에서는 상영관 하나를 빌려서 크게 진행하려고 해요. 그래서 더 부담이 되네요. 잘 만들어서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계약만료>가 무사히 잘 마무리되면, 아직 소재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장편을 준비해 볼 것 같아요. 매번 겁을 먹었지만, 이제는 무언가를 해봐야 할 때인 것 같아요. 영화를 한 지 어느덧 14년이 흘렀는데, 제 경험을 통해서 지역에서 영화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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